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갔다.
샤이니의 from now on을 위해서,
앞으로를 함께 약속하기 위해서.
티켓보가 뭔지도 몰랐는데 표를 구했고
가는 김에 종현의 발자국을
따라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그렇게 시작된 여행.
이제와서 정리해본다.
평창 동계 올림픽 시즌이라
수호랑과 반다비가 공항에서 반겨주고 있었다.
처음 간 곳은
바가지 많이 씌운대서
지난 여행에서는 가보지 않았던 구로몬 시장.
그래도 숙소 옆에 있으니 한번 들어가봤다.
사람이 정말 많아서 그냥 나올까 잠깐 고민했다.
그래도 후다닥 한바퀴 돌고 나옴.
다음은 도톤보리 거리.
'어느 멋진 날' 루트를 따라다녔다.
코나몬 뮤지엄 쿠쿠루 타코야끼.
베이컨 치즈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품절이래서 그냥 일반 타코야끼 먹었다.
맛은 있었다.
그냥 여기저기 거리 구경.
종현이 갔던 파칭코 열심히 찾았는데
결국 어딘지 알아내지 못했다.
글리코상한테 또 인사 한번 해야지
여어 히사시부리
직접 가서 멤버들 선물 샀던
그 지점은 아닌 것 같지만
여튼 돈키호테도 한번 들렸다.
이날은 사실 본격적인 일정을
짜놓은 것이 아니어서,
그냥 음악 들으면서 여기저기 걸어보고 그랬다.
집에 있었으면 더 힘들었으리란 생각을 했다.
우메다로 넘어가서 한큐백화점 구경.
여기부턴 그냥 가보고 싶은 곳 간거.
이 샐러드 향연이 아직까지 인상 깊다.
대체 무슨 레시피가 그렇게 많은지
수십가지 샐러드가 놓여있고
사람들은 퇴근길에 하나씩 골라서 사갔다.
나도 한팩 살까 하다가 냄새날 것 같아서..
귀엽고 맛있는 케이크들.
나오니까 어느새 어둑어둑 해졌다.
나무를 괴롭히는 조명은 아름다웠고
쉽게 꺼지지 않는 도시의 빛이
익숙하고 따뜻했다.
우메다 공중정원에서 본 야경.
정도를 모르고 혼란스러웠던 겨울이었지만
이 기억이 있어 다행이라고 느낀다.
늘 이렇게, 종현의 온기를 기억하면서
전해받은 좋은 메시지들을 떠올리면서
함께 나아 갈 수 있는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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